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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0.72, 왜 세계 꼴찌가 됐나

9분 읽기
빈 아기 침대가 놓인 조용한 방, 한국 저출산 현실을 상징하는 이미지

한국 합계출산율은 지금 몇 명인가요?

2023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입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를 뜻합니다. 통계청 발표로는 2024년 0.75명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수준 2.1명에는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명 미만은 한국뿐입니다.

숫자만 보면 감이 잘 안 오실 겁니다. 조금 다르게 말해볼게요.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약 1.51명(2021년)입니다. 우리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2위권인 이탈리아, 스페인이 1.2명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압도적인 꼴찌입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023년 출생아 수가 23만 명으로, 정점이던 1971년 102만 명의 4분의 1 이하로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게 왜 이렇게까지 왔느냐입니다.

연도별 합계출산율 하락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

저출산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요?

흔히 주거비, 사교육비, 경력단절을 3대 원인으로 꼽습니다. 모두 맞습니다. 다만 통계를 보면 우선순위가 조금 다릅니다. 출산율을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결혼 자체의 감소입니다. 한국은 혼외 출산 비율이 4%대로 세계에서 가장 낮아, 혼인이 줄면 곧바로 출산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결혼을 안 하는 게 먼저입니다

2023년 혼인 건수는 19만 4천 건으로 10년 전보다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자료가 근거입니다. 여성 평균 초혼연령은 31.5세, 남성은 34.0세로, 2003년보다 각각 3.6세, 3.3세 올랐습니다. 결혼이 늦어지면 자연히 낳을 수 있는 아이 수도 줄어듭니다.

결혼을 미루는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이 첫손에 꼽힙니다. 그런데 그 부담의 정체가 흥미롭습니다.

집값이 아이를 밀어냅니다

주거비는 결혼과 출산을 동시에 누릅니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자가 마련에 걸리는 기간은 연소득 대비 약 10년입니다. 신혼부부가 전셋집 하나 구하는 데 수억 원이 드는 현실에서, 둘째는커녕 첫째도 부담입니다. 신혼부부 주택 지원

지역별 격차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2023년 서울 합계출산율은 0.55명으로 전국 최저인데, 집값이 가장 비싼 곳입니다. 반대로 세종은 0.97명으로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돈

낳은 뒤가 더 문제라는 말도 나옵니다.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43만 원꼴입니다. 여기에 대학 등록금, 주거, 결혼 비용까지 계산하면 자녀 한 명 양육비가 수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반복됩니다.

저출산의 3대 원인인 주거비 사교육비 경력단절을 나타낸 인포그래픽

여성 경력단절은 얼마나 영향을 주나요?

출산·육아로 일을 그만두는 여성이 많을수록 출산을 꺼립니다. 고용노동부와 통계청 자료를 보면, 30대 초반 여성 고용률이 결혼·출산 시기에 뚝 떨어졌다가 40대에 회복되는 ‘M자 곡선’이 여전합니다. 경력이 끊기면 소득도, 다시 취업할 기회도 줄기 때문입니다.

이 대목에서 자주 오해가 생깁니다. “여성이 일하니까 애를 안 낳는다”는 주장입니다. 데이터는 정반대를 가리킵니다.

OECD 분석은 “여성 고용률이 높은 국가일수록 출산율도 높은 경향”을 보고합니다. 스웨덴, 프랑스가 대표적입니다.

즉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나라는 출산율이 높습니다. 문제는 병행이 안 되는 구조입니다. 육아휴직을 쓰기 어렵거나, 쓰면 불이익이 따르는 직장 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짚을 게 있습니다.

통계로 보면 무엇을 놓치기 쉬운가요?

저출산 통계를 읽을 때 가장 흔한 착각은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안 낳는다’고 보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보건복지부 자료 기준, 결혼한 부부의 평균 자녀 수는 크게 줄지 않았습니다. 진짜 하락은 결혼 자체가 줄면서 발생했습니다.

이 구분이 왜 중요할까요. 정책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두 문제가 겹쳐 있지만, 규모로는 전자가 더 큽니다. 지난 십수 년간 현금성 지원에 수백조 원을 썼는데도 출산율이 계속 떨어진 배경에는 이 진단 착오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숫자 하나 더 남겨두겠습니다. 2024년 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로 미뤄진 결혼이 몰린 영향이라는 분석이 우세해, 추세 전환인지 일시 반등인지는 몇 년 더 지켜봐야 합니다.

요점을 어떻게 적용하면 되나요?

저출산은 개인 탓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통계는 세 가지를 말합니다. 첫째, 하락의 뿌리는 혼인 감소입니다. 둘째, 집값과 양육비가 결혼과 출산을 동시에 누릅니다. 셋째, 여성 고용과 출산은 대립이 아니라 병행 가능한 환경의 문제입니다.

정책을 지켜볼 때 ‘현금 얼마 준다’보다 ‘결혼과 육아의 조건이 실제로 바뀌는가’를 기준으로 삼으면 흐름이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 합계출산율이 정확히 몇 명인가요?

2023년 기준 0.72명입니다. 2024년에는 0.75명으로 9년 만에 소폭 반등했습니다. 인구를 유지하려면 2.1명이 필요한데, 그 3분의 1 수준입니다. OECD 회원국 중 1명 미만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Q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 하나만 꼽으면 무엇인가요?

통계로 보면 혼인 감소입니다. 한국은 혼외 출산이 4%대로 매우 낮아 결혼이 줄면 출산도 곧바로 줄어듭니다. 2023년 혼인 건수는 19만 4천 건으로 10년 전보다 4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Q

왜 서울의 출산율이 가장 낮은가요?

2023년 서울 합계출산율은 0.55명으로 전국 최저입니다.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큰 지역이라는 점이 주요 배경으로 꼽힙니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세종은 0.97명으로 격차가 큽니다.

Q

여성이 일을 많이 해서 출산율이 낮은 건가요?

데이터는 반대를 보여줍니다. OECD 분석에 따르면 여성 고용률이 높은 국가일수록 출산율도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구조이지 여성의 경제활동 자체가 아닙니다.

Q

정부가 돈을 많이 썼는데 왜 출산율이 안 오르나요?

원인 진단과 대책이 어긋난 부분이 지적됩니다. 하락의 주된 몫은 결혼 감소인데, 지원의 상당수가 이미 결혼한 부부의 양육에 집중됐습니다. 주거·고용 안정 등 결혼을 결심할 조건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분석입니다.

출처 및 인용

  1. [1]

    2023년 한국 합계출산율 0.72명, 2024년 0.75명으로 반등

    출처: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https://kostat.go.kr

  2. [2]

    2023년 출생아 수 약 23만 명, 1971년 정점 대비 4분의 1 이하

    출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https://www.betterfuture.go.kr

  3. [3]

    여성 평균 초혼연령 31.5세, 2023년 혼인 건수 약 19만 4천 건

    출처: 통계청 KOSIS 인구동향, https://kosis.kr

  4. [4]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 27조 1천억 원, 역대 최대

    출처: 통계청 사교육비조사, https://kostat.go.kr

  5. [5]

    여성 고용률이 높은 국가일수록 출산율도 높은 경향

    출처: OECD Family Database, https://www.oecd.org/social/family/database.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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