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GI 식단 짜는 법: 접시 비율부터 먹는 순서까지
잡곡밥으로 바꿨는데 혈당은 왜 그대로일까요?
건강검진에서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으면 밥부터 바꾸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런데 반찬 구성, 밥 양, 먹는 순서는 예전 그대로일 때가 많습니다. 저GI 식단은 식품 하나만 바꾸는 방법이 아닙니다. 접시 전체를 다시 짜야 합니다. 혈당 정상 수치
저GI 식단, 접시는 어떤 비율로 나눠야 하나요?
한 끼 접시의 50%는 비전분 채소, 25%는 단백질, 나머지 25%는 저GI 탄수화물로 채우는 것이 기본 틀입니다. 미국당뇨병학회(ADA)의 ‘당뇨 접시’ 방식이 이 비율을 씁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건강한 식사 접시도 채소·과일을 절반으로 두는 비슷한 틀을 제시합니다.
왜 비율부터 정할까요? GI는 어떤 탄수화물을 고를지 정하는 기준입니다. 접시 비율은 얼마나 먹을지를 정합니다. 둘 중 하나만 바꾸면 효과가 절반에 그칩니다.
보건복지부의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탄수화물 에너지 적정비율을 55-65%로 제시합니다. 밥이 접시의 절반을 넘으면 반찬을 아무리 바꿔도 이 범위를 맞추기 어렵습니다.
한식 상차림에 옮기면 이렇습니다
- 밥: 평소 한 공기(약 210g)의 2/3공기(약 140g)
- 단백질: 생선 한 토막, 두부 1/3모, 달걀 2개 중 하나
- 채소: 나물, 쌈채소, 버섯 반찬 2-3종
대한당뇨병학회 식품교환표에서는 쌀밥 70g(1/3공기)을 곡류군 1교환단위로 봅니다. 탄수화물로는 23g입니다. 2/3공기면 약 46g이 됩니다.
비율은 정해졌습니다. 다만 곡류 25% 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같은 탄수화물인데 혈당 상승 속도는 왜 다를까?
GI(혈당지수)는 포도당을 100으로 놓고 음식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는지 매긴 값입니다. 55 이하는 저GI, 56-69는 중GI, 70 이상은 고GI입니다. 차이는 식이섬유 양, 전분 구조, 가공·조리 정도에서 생깁니다.
식품별 혈당 상승 속도 비교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의 GI 목록에 실린 국제 평균값입니다.
| 식품(조리 상태) | GI | 구분 |
|---|---|---|
| 인스턴트 오트밀 | 79 | 고 |
| 삶은 감자 | 78 | 고 |
| 흰 빵 | 75 | 고 |
| 흰쌀밥 | 73 | 고 |
| 현미밥 | 68 | 중 |
| 삶은 고구마 | 63 | 중 |
| 압착 귀리 오트밀 | 55 | 저 |
| 스파게티 | 49 | 저 |
| 사과 | 36 | 저 |
| 렌틸콩 | 32 | 저 |
| 도정 보리 | 28 | 저 |
| 대두 | 16 | 저 |
흰 빵(75)과 도정 보리(28)의 차이는 약 2.7배입니다. 같은 귀리라도 인스턴트(79)가 압착 귀리(55)보다 약 44% 높습니다. 가공을 많이 거칠수록 전분이 빨리 소화되기 때문입니다.
GI만으로는 부족합니다. GL도 봐야 합니다
GL(혈당부하지수)은 GI에 1회 섭취 탄수화물(g)을 곱한 뒤 100으로 나눈 값입니다. 10 이하는 낮고, 20 이상은 높습니다. 수박은 GI가 70대로 높습니다. 하지만 1회 분량에 든 탄수화물이 적어 GL은 낮습니다. 반대로 현미밥도 두 공기를 먹으면 GL이 크게 오릅니다.
표의 숫자는 평균값입니다. 국제 GI·GL 표 2021 체계적 고찰은 같은 식품도 품종, 국가, 조리법에 따라 값이 다르다고 봤습니다. 국산 식품의 탄수화물·식이섬유 함량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표를 보면 무엇을 골라야 할지 보입니다. 이제 끼니마다 무엇을 무엇으로 바꿀지 정할 차례입니다.
저GI 추천 식품군, 끼니별로 무엇으로 바꾸면 될까?
곡류는 보리·귀리를 섞은 잡곡밥, 단백질은 콩·두부·생선·달걀, 채소는 잎채소·버섯·해조류가 기본 추천 식품군입니다. 과일은 주스보다 통과일이 낫습니다. 기준은 하나, 가공을 덜 거친 형태입니다.
곡류: 흰쌀 비중부터 줄이기
- 흰쌀밥에 도정 보리(GI 28)나 귀리를 섞습니다.
- 오트밀은 인스턴트 대신 압착 귀리를 고릅니다.
- 감자는 삶은 고구마로, 흰 빵은 통곡물 빵으로 바꿉니다.
- 찹쌀, 떡, 죽은 흡수가 빨라 고GI에 속합니다.
단백질·콩류: 곡류와 함께 먹기
대두(16)와 렌틸콩(32)은 GI 자체가 낮습니다. 생선, 달걀, 두부는 탄수화물이 거의 없어 GI를 따로 매기지 않습니다. 대신 곡류와 같이 먹으면 위 배출(음식이 위에서 장으로 넘어가는 속도)이 느려집니다.
채소·버섯·해조류: 식이섬유 채우기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의 식이섬유 충분섭취량은 19-64세 남성 30g, 여성 20g입니다. 나물, 쌈채소, 미역, 버섯을 끼니마다 2종 이상 올리면 채우기 수월합니다.
과일·유제품: 먹는 형태가 변수
사과(36)처럼 통으로 먹는 과일은 저GI입니다. 같은 과일도 갈아서 주스로 만들면 식이섬유가 줄고 흡수가 빨라집니다. 바나나는 익을수록 GI가 올라갑니다. 우유는 GI 30대 후반입니다.
무엇을 먹을지는 정했습니다. 남은 것은 순서입니다.
먹는 순서만 바꿔도 식후 혈당이 달라질까?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으면 식후 혈당이 덜 올랐습니다. 음식 종류와 양이 같았는데도 식후 60분 혈당이 약 37% 낮았습니다.
2015년 Diabetes Care에 실린 미국 웨일코넬의대 연구는 채소·단백질을 먼저 먹고 15분 뒤 탄수화물을 먹게 했습니다. 반대 순서와 비교하면 식후 30분·60분·120분 혈당이 각각 약 29%·37%·17% 낮았습니다.
원문은 PubMed 수록 논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참가자는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 11명이었습니다. 한 끼만 비교한 실험이어서 장기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돈이 들지 않는 방법이라 해 볼 만합니다. 식사 순서 조절법은 세 단계입니다.
단계 1: 채소 반찬부터 몇 숟갈
나물, 샐러드, 쌈채소를 먼저 먹습니다. 연구에서는 15분 간격을 뒀지만 일상에서 지키기는 어렵습니다. 채소를 먼저 몇 숟갈 먹는 습관부터 들이면 됩니다.
단계 2: 생선·두부·달걀 같은 단백질
다음은 단백질 반찬입니다. 조림이나 볶음이라면 양념 속 물엿·설탕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단계 3: 밥은 마지막에, 천천히
밥을 국에 말면 순서가 무너집니다. 밥공기는 따로 두고 반찬을 먼저 드세요.
순서를 지켜도 수치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 아래에서 어긋납니다.
GI만 보고 고르면 어디서 어긋날까?
실천 시 주의사항은 네 가지입니다. 저GI라고 열량이 낮은 것은 아닙니다. 분량이 크면 GL이 오르고, 조리법에 따라 GI도 바뀝니다. 혈당약을 먹는 분이 탄수화물을 급히 줄이면 저혈당이 올 수 있습니다.
저GI 표시가 곧 저열량은 아닙니다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은 지방이 많아 GI가 낮게 나옵니다. 그렇다고 혈당 관리용 간식은 아닙니다. GI 숫자와 열량은 따로 봐야 합니다.
오래 끓이고 으깰수록 GI가 올라갑니다
죽, 으깬 감자, 푹 퍼진 면은 전분이 잘게 풀려 흡수가 빠릅니다. 면은 살짝 덜 익히는 편이 낫습니다. 잡곡밥도 죽으로 쑤면 이점이 줄어듭니다.
숨은 당이 계산을 흐트러뜨립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유리당(조리 중 첨가하는 당, 꿀·과일주스의 당) 섭취를 하루 총열량의 10% 미만으로 줄이라고 권고합니다. 가능하면 5% 미만까지 낮출 것을 조건부로 권합니다.
하루 2,000kcal 기준으로 10%는 당 약 50g, 5%는 약 25g입니다. 반찬 양념에 들어간 물엿과 설탕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혈당약을 드신다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세요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약 6명 중 1명이 당뇨병입니다. 인슐린이나 설포닐유레아 계열 약을 쓰고 있다면 밥 양을 갑자기 줄였을 때 저혈당이 올 수 있습니다. 만성 콩팥병이 있으면 콩, 잡곡, 견과에 든 칼륨과 인도 따져야 합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의 당뇨병 식사요법 자료도 함께 확인하세요.
주의할 점을 챙겼다면 이제 하루 식단을 짜 볼 차례입니다.
하루 세 끼, 실제로는 어떻게 짜면 될까?
끼니마다 접시 비율(채소 50%, 단백질 25%, 곡류 25%)을 지키면서 곡류만 저GI로 바꾸면 됩니다. 아래는 한식 기준 예시입니다. 분량은 개인의 하루 필요 열량에 맞춰 조정하세요.
| 끼니 | 곡류 (1/4) | 단백질 (1/4) | 채소 (1/2) | 바꾸는 지점 |
|---|---|---|---|---|
| 아침 | 압착 귀리 오트밀 | 삶은 달걀 2개, 우유 | 방울토마토, 오이 | 인스턴트 오트밀 대신 |
| 점심(외식) | 잡곡밥 2/3공기 | 고등어구이 | 나물 2종, 쌈채소 | 밥은 반찬 뒤에 |
| 저녁 | 보리 섞은 밥 2/3공기 | 두부조림 | 버섯볶음, 미역무침 | 국은 건더기 위주 |
| 간식 | 사과 1/2개 | 무가당 요거트 | 없음 | 주스 대신 통과일 |
단점도 있습니다. 잡곡밥은 오래 씹어야 하고 소화가 더딥니다. 위장이 약하다면 보리·귀리를 조금만 섞어 시작하고 차츰 늘리세요. 외식에서는 밥 양 조절이 가장 어렵습니다. 먹기 전에 1/3을 덜어두는 방법이 현실적입니다.
효과는 식후 2시간 혈당으로 확인합니다. 같은 메뉴를 순서만 바꿔 2-3번씩 재 보면 차이가 보입니다.
오늘 저녁 식탁에서 확인할 다섯 가지
- 접시 절반이 채소 반찬인가
- 밥은 2/3공기(약 140g) 이하인가
- 흰쌀에 보리나 귀리를 섞었는가
- 채소, 단백질, 밥 순서로 먹었는가
- 음료는 물로, 과일은 통째로 먹었는가
다섯 가지를 한꺼번에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밥 양과 먹는 순서, 이 두 가지부터 시작해도 접시는 달라집니다.
이 글은 보건복지부, 세계보건기구, 대한당뇨병학회,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등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식단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현미밥은 저GI 식품인가요?
국제 평균값 기준으로 현미밥의 GI는 68로 중GI에 속합니다. 흰쌀밥(73)보다는 낮지만 저GI 기준인 55 이하는 아닙니다. 도정 보리(28)나 귀리를 섞고 밥 양을 2/3공기로 줄이면 한 끼 혈당 부담을 더 낮출 수 있습니다.
Q식사 순서만 지키면 밥을 더 먹어도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식사 순서 연구는 음식 종류와 양을 똑같이 두고 순서만 바꿔 비교했습니다. 밥 양이 늘면 GL(혈당부하)이 커지므로, 양은 줄이고 순서는 지키는 두 가지를 함께 해야 합니다.
Q저GI 식단을 하면 살도 빠지나요?
GI를 낮추는 것만으로 체중이 줄어드는지는 연구마다 결과가 다릅니다. 체중은 하루 전체 섭취 열량의 영향이 큽니다. 초콜릿처럼 GI가 낮아도 열량이 높은 식품이 있으니 접시 비율로 전체 양을 함께 조절하세요.
Q과일은 먹어도 괜찮을까요?
사과(GI 36)처럼 통째로 먹는 과일은 저GI에 속합니다. 주스로 갈면 식이섬유가 줄고 흡수가 빨라지니 통과일로 드세요. 바나나는 익을수록 GI가 올라가므로 덜 익은 것이 낫고, 한 번에 먹는 양은 사과 반 개 정도로 나누는 편이 좋습니다.
Q당뇨약을 먹고 있어도 저GI 식단을 해도 되나요?
할 수 있지만 인슐린이나 설포닐유레아 계열 약을 쓰고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탄수화물을 갑자기 줄이면 저혈당이 올 수 있습니다. 식단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약 용량을 상의하고, 바꾼 뒤에는 혈당을 기록해 두세요.
출처 및 인용
- [1]
GI 55 이하 저GI, 70 이상 고GI 구분 및 흰쌀밥 73, 현미밥 68, 압착 귀리 55, 인스턴트 오트밀 79, 도정 보리 28 등 식품별 평균 GI
출처: Harvard Health Publishing, Glycemic index for 60+ foods, https://www.health.harvard.edu/diseases-and-conditions/glycemic-index-for-60-foods
- [2]
채소·단백질을 먼저 먹고 15분 뒤 탄수화물을 먹었을 때 식후 30·60·120분 혈당이 약 29%·37%·17% 낮음 (제2형 당뇨병 환자 11명)
출처: Shukla AP et al., Diabetes Care 2015, PubMed, https://pubmed.ncbi.nlm.nih.gov/?term=Food+order+has+a+significant+impact+on+postprandial+glucose+and+insulin+levels
- [3]
유리당 섭취를 총에너지의 10% 미만, 가능하면 5% 미만으로 제한 권고
출처: WHO Guideline: Sugars intake for adults and children,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9789241549028
- [4]
탄수화물 에너지 적정비율 55-65%, 식이섬유 충분섭취량 19-64세 남성 30g·여성 20g
출처: 보건복지부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https://www.mohw.go.kr
- [5]
30세 이상 성인 약 6명 중 1명이 당뇨병, 식품교환표 곡류군 1교환단위는 쌀밥 70g(탄수화물 23g)
출처: 대한당뇨병학회 Diabetes Fact Sheet 및 식품교환표, https://www.diabetes.or.kr
- [6]
같은 식품도 품종·국가·조리법에 따라 GI 값이 다름
출처: Atkinson FS et al., International tables of glycemic index and glycemic load values 2021, PubMed, https://pubmed.ncbi.nlm.nih.gov/?term=International+tables+of+glycemic+index+and+glycemic+load+values+2021
- [7]
당뇨병 환자 식사요법 일반 정보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s://health.kdc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