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계약서 작성법: 효력 남는 조항과 무효 되는 조항
말로 한 약속은 헤어질 때 흐려집니다.
보증금 중 누가 얼마를 냈는지, 함께 산 냉장고는 누구 것인지. 막상 짐을 나눌 때 두 사람의 기억은 자주 엇갈립니다. 통계청 2022년 사회조사에서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응답은 65.2%였습니다. 동거가 흔해진 만큼, 정리 방법을 미리 적어 두려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문제는 계약서를 써도 모든 문장이 지켜지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떤 조항이 살아남을까요?
동거 계약서의 법적 효력, 어디까지 인정되나요?
한국에는 동거 계약만 따로 다루는 법률이 없습니다. 그래서 민법의 일반 계약 원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두 사람이 합의해 서명하면 계약은 성립합니다. 다만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조항은 처음부터 무효입니다.
기준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원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합니다.
돈과 물건에 관한 약속은 대체로 인정됩니다. 반면 사람의 자유를 묶는 약속은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차이는 아래 표에서 한눈에 보입니다.
조항별 효력 가능성 비교
| 조항 유형 | 효력 가능성 | 이유 |
|---|---|---|
| 생활비 분담 비율 | 높음 | 일반적인 금전 약정 |
| 보증금·가전 귀속 | 높음 | 소유 관계 확인 |
| 이별 시 고액 위약금 | 낮음(감액·무효 소지) | 관계를 끝낼 자유 제한 |
| 연락·외출 제한 | 낮음 | 인격권 침해 소지 |
| 자녀 양육권 사전 포기 | 낮음 | 법원이 자녀 복리로 판단 |
단순 동거와 사실혼(혼인신고만 안 한 부부 관계)도 구분해야 합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사실혼이 해소될 때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고 안내합니다. 단순 동거에는 이런 보호가 약합니다. 계약서의 역할이 그만큼 커지는 이유입니다. 사실혼 인정 요건
그렇다면 실제로 무엇부터 적어야 할까요? 순서가 있습니다.
동거 계약서 작성 방법은? 5단계로 나눠 보기
법정 양식은 따로 없습니다. A4 몇 장이면 충분합니다. 다만 인적 사항, 주거, 생활비, 재산, 해지라는 5가지 축이 빠지면 분쟁 때 쓸모가 줄어듭니다. 아래 순서로 채우면 누락이 줄어듭니다.
단계 1: 인적 사항과 동거 시작일 적기
이름, 생년월일, 주소, 동거 시작일을 적습니다. 시작일은 재산을 ’동거 전’과 ’동거 중’으로 가르는 기준입니다. 날짜 하나로 정산 범위가 달라집니다.
단계 2: 주거 계약 명의와 보증금 비율 적기
임대차 계약서의 명의자가 곧 법적 임차인입니다. 집주인은 보증금을 명의자에게 돌려줍니다. 그래서 출자 비율을 따로 남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1억 원 중 A가 7,000만 원, B가 3,000만 원을 냈다고 해 보겠습니다. 계약서에는 “A 70%, B 30%“로 금액과 비율을 함께 씁니다. 송금 내역도 별지로 붙여 두세요.
단계 3: 생활비 분담 방식 정하기
고정액과 비율 중 하나를 고릅니다. 소득 차이가 크면 비율 방식이 덜 다툽니다. 월 공동 생활비 200만 원을 6:4로 나누면 120만 원과 80만 원이 됩니다. 공동 계좌를 쓴다면 계좌 명의와 잔액 처리 방법도 적습니다.
단계 4: 재산 목록 별지로 붙이기
동거 전 각자 재산, 공동 구입품, 각자 명의 대출을 목록으로 만듭니다. 작성 요령은 바로 다음 섹션에서 다룹니다.
단계 5: 서명·날인하고 2부 보관하기
작성일, 서명, 날인을 넣고 같은 내용으로 2부를 만듭니다. 여러 장이면 간인(두 장에 걸쳐 찍는 도장)을 찍습니다. 각자 1부씩 보관합니다.
주거 명의 문제는 전월세 계약 단계에서 먼저 정리할수록 쉽습니다. 전월세 공동명의 계약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진짜입니다. 헤어질 때 가장 크게 부딪히는 곳은 재산입니다.
재산 정리 조항, 다툼을 줄이는 문장은 따로 있다
재산은 세 갈래로 나눠 적습니다. 동거 전 개인 재산, 동거 중 공동 구입품, 각자 명의 부채입니다. 공동 구입품에는 구입가와 분담 비율을 남깁니다. 정산 기준과 기한도 미리 정해 둡니다.
| 구분 | 적을 내용 | 문장 예시 |
|---|---|---|
| 동거 전 재산 | 품목·명의 | “A 소유 차량은 동거 후에도 A 단독 소유로 한다” |
| 공동 구입품 | 구입가·분담 비율 | “TV 200만 원, A·B 각 50% 부담” |
| 부채 | 명의·용도 | “B 명의 신용대출은 B가 단독 상환한다” |
| 정산 방식 | 기준·기한 | “해지 통보 후 60일 안에 정산한다” |
정산 기준은 구입가와 시가 중 하나를 고릅니다. 가전은 해마다 값이 떨어집니다. “가져가는 쪽이 감가 반영 금액의 절반을 지급한다”처럼 계산 방식을 구체화하면 다툼이 줄어듭니다.
놓치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계약서로는 상속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민법상 상속인은 혈족과 법률상 배우자뿐입니다. 상대에게 재산을 남기려면 유언이 필요합니다. 민법 제1065조는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라는 5가지 방식을 정해 둡니다.
사망으로 끝난 사실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생존한 쪽의 재산분할 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다음은 해지입니다. 무효 조항이 가장 많이 숨어 있는 곳이죠.
해지 조건은 어떻게 써야 무효가 안 될까?
관계를 끝낼 자유를 막는 조항은 넣지 않습니다. 대신 절차를 정합니다. 통보 방식, 퇴거 기한, 정산 기한 세 가지입니다. 위약금을 넣더라도 금액이 과하면 법원이 줄일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넣어도 되는 해지 조항 예시
- 해지는 어느 한쪽의 서면(문자·메일 포함) 통보로 한다.
- 통보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명의자가 아닌 쪽이 퇴거한다.
- 퇴거일까지의 생활비는 기존 비율대로 나눈다.
- 재산 정산은 통보 후 60일 안에 마친다.
빼는 게 나은 조항 예시
- “먼저 헤어지자고 한 쪽이 5,000만 원을 지급한다”
- “외도 시 전 재산을 상대에게 넘긴다”
두 문장 모두 관계 해소의 자유를 돈으로 묶습니다. 사회질서 위반이나 과다 예정으로 다퉈질 여지가 큽니다. 한 조항이 무효로 다퉈지면 계약서 전체의 신뢰도도 흔들립니다.
계약서를 다 썼다면 마지막 고민이 남습니다. 공증입니다.
공증 필요 여부, 꼭 받아야 효력이 생기나요?
공증은 효력 요건이 아닙니다. 서명만으로 계약은 유효합니다. 공증은 누가 언제 서명했는지를 증명하는 수단입니다. 다만 금전 약정을 공정증서로 만들고 강제집행 승낙 문구를 넣으면, 소송 없이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근거 조문은 민사집행법 제56조입니다. 공증 제도는 법무부가 관할합니다. 수수료는 문서의 목적 금액에 따라 달라집니다.
| 방식 | 하는 곳 | 증명하는 것 | 강제집행 |
|---|---|---|---|
| 서명만 | 없음 | 합의 사실 | 불가(소송 필요) |
| 확정일자 | 공증사무소 등 | 작성 날짜 | 불가 |
| 사서증서 인증 | 공증사무소 | 서명의 진정성 | 불가 |
| 집행증서(공정증서) | 공증사무소 | 내용과 서명 전체 | 가능(금전 청구) |
보증금 반환이나 생활비 정산처럼 금액이 큰 약정이 있다면 집행증서를 검토할 만합니다. 금액이 작고 물건 위주라면요? 서명과 확정일자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서로도 채울 수 없는 빈칸이 있다
법이 배우자에게만 주는 권리는 계약으로 옮길 수 없습니다. 상속이 대표적입니다. 반대로 사실혼이 인정되면 일부 법률은 법률혼처럼 대우합니다. 국민연금 유족연금이 그 예입니다.
국민연금법 제3조 제2항은 “배우자, 남편 또는 아내에는 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고 명시합니다.
다만 국민연금공단에 유족연금을 청구하려면 사실혼 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동거 계약서는 이때 보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계약서만으로 사실혼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 항목 | 단순 동거 | 사실혼 | 법률혼 |
|---|---|---|---|
| 재산분할 청구 | 인정 어려움 | 판례상 인정 | 인정(민법 제839조의2) |
| 상속 | 불가 | 불가 | 가능 |
| 국민연금 유족연금 | 불가 | 가능(입증 필요) | 가능 |
| 임차권 승계 | 불가 | 일정 조건에서 가능 | 상속으로 승계 |
법률혼의 재산분할은 이혼한 날부터 2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사실혼 임차권 승계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에 조건이 나와 있습니다. 결국 계약서는 빈칸을 메우는 도구가 아닙니다. 빈칸이 어디인지 드러내는 도구입니다.
서명 전 마지막 점검, 무엇을 확인할까요?
아래 6가지가 모두 들어 있으면 기본 틀은 갖춘 셈입니다. 하나라도 비어 있다면 서명을 미루고 보완하세요. 특히 금액과 비율, 기한은 숫자로 적혀 있어야 합니다.
- 동거 시작일과 작성일이 적혀 있다
- 보증금 출자 금액과 비율(%)이 함께 적혀 있다
- 공동 구입품 목록에 구입가가 있다
- 해지 통보 방식과 퇴거·정산 기한이 있다
- 이별 금지나 과다 위약금 조항이 없다
- 매년 1월처럼 다시 읽을 시점을 정하고, 바뀐 내용은 변경 합의서로 남긴다
조항이 애매하다면 서명 전에 확인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국번 없이 132로 무료 법률상담을 받습니다.
이 글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민법·민사집행법·국민연금법·주택임대차보호법 원문과 통계청 사회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2026년 9월 기준 현행 법령이며, 개별 사안은 변호사 상담으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동거 계약서 양식이 법으로 정해져 있나요?
정해진 법정 양식은 없습니다. 자유 형식으로 쓰면 되며, 두 사람의 합의와 서명·날인이 있으면 계약이 성립합니다. 인적 사항, 주거, 생활비, 재산, 해지 조건 다섯 가지는 빠뜨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Q헤어지면 위약금 1,000만 원을 준다는 조항, 실제로 받을 수 있나요?
그대로 받기는 어렵습니다. 관계를 끝낼 자유를 돈으로 묶는 조항은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가 될 소지가 있습니다. 유효로 보더라도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과다한 금액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Q동거 계약서를 쓰면 사실혼으로 인정되나요?
계약서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사실혼은 혼인 의사와 실제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계약서는 그 판단에 쓰이는 보조 자료 중 하나입니다.
Q한쪽 명의로 전세 계약을 했는데 보증금은 어떻게 나누나요?
집주인은 명의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줍니다. 명의자가 아닌 쪽은 동거 계약서에 적힌 출자 금액과 비율, 송금 내역을 근거로 명의자에게 반환을 청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금액과 비율을 함께 적어 두어야 합니다.
Q계약서 내용을 나중에 바꿀 수 있나요?
두 사람이 합의하면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바뀐 조항과 날짜를 적은 변경 합의서를 만들어 각자 서명·날인해 보관하세요. 기존 계약서를 공증했다면 변경 내용도 같은 방식으로 남기는 편이 증명에 유리합니다.
출처 및 인용
- [1]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는 무효 (민법 제103조)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https://www.law.go.kr/법령/민법
- [2]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 가능 (민법 제398조 제2항)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https://www.law.go.kr/법령/민법
- [3]
강제집행 승낙 취지가 적힌 공정증서는 집행권원이 됨 (민사집행법 제56조)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사집행법, https://www.law.go.kr/법령/민사집행법
- [4]
국민연금법상 배우자에는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 (제3조 제2항)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민연금법, https://www.law.go.kr/법령/국민연금법
- [5]
2022년 사회조사에서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 응답 65.2%
출처: 통계청 2022년 사회조사 결과, https://kostat.go.kr
- [6]
사실혼 해소 시 재산분할 청구 가능
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사실혼, https://www.easylaw.go.kr
- [7]
대한법률구조공단 132 무료 법률상담
출처: 대한법률구조공단, https://www.kla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