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계

통풍 진단: 요산 수치와 8점 기준, 무엇이 먼저인가

15분 읽기
진료실에서 붓고 붉어진 엄지발가락 관절을 진찰하는 의사와 혈액검사 결과지

요산 수치가 높으면 그것으로 통풍인가요?

아닙니다. 요산이 높아도 관절 발작이 없으면 무증상 고요산혈증으로 분류합니다. 기준선은 남성 7.0mg/dL, 여성 6.0mg/dL입니다. 이 선을 넘는 것은 진단의 출발점일 뿐, 진단명이 아닙니다.

요산 수치 정상 범위는 검사실마다 소수점이 조금씩 다릅니다. 통상 남성 3.4-7.0mg/dL, 여성 2.4-6.0mg/dL를 정상으로 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자료도 고요산혈증과 통풍을 별개 항목으로 나눠 설명합니다. 수치가 높은 사람 전부가 발작을 겪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반대 방향입니다.

급성 발작 중에는 혈중 요산이 관절 쪽으로 빠지면서 농도가 일시적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발작 시점에 측정한 요산이 6.0mg/dL 이하로 나온 사례가 여러 연구에서 반복 보고됐습니다. 보고마다 편차가 크지만 결코 드문 현상이 아닙니다. PubMed 검색 결과에서도 같은 취지의 논문이 다수 확인됩니다.

그래서 “그날 피검사는 정상이었다”는 말로 통풍을 지울 수 없습니다. 수치는 발작이 가라앉고 2주 이상 지난 뒤 다시 재는 편이 정확합니다.

한 가지 더. 국민건강보험공단 일반건강검진 기본 혈액 항목에는 요산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직장 종합검진이나 개인 부담 항목으로 따로 신청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확진의 기준선은 어디에 있나

관절액이나 통풍결절에서 요산나트륨 결정을 직접 본 경우입니다. 편광현미경에서 바늘 모양 결정이 확인되면 다른 항목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국제 기준이 인정하는 단 하나의 확진 근거입니다.

2015년 미국류마티스학회와 유럽류마티스학회가 공동 발표한 분류 기준은, 증상 관절의 활액이나 결절에서 요산나트륨 결정이 확인되면 그 한 가지만으로 통풍으로 분류한다고 규정한다.

현실에서는 이 검사를 못 받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발가락 관절은 액을 뽑을 양이 적고, 시술 가능한 인력과 편광현미경이 있어야 합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안내하는 류마티스내과 진료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결정을 못 봤다면 다음 단계, 점수표로 넘어갑니다.

8점, 어떻게 채워지는 점수인가

2015년 분류 기준은 23점 만점에서 8점 이상을 통풍으로 봅니다. 진입 조건은 말초 관절이나 점액낭에 관절염 발작이 최소 1회 있었던 경우입니다. 점수는 증상 위치, 발작 양상, 요산 수치, 영상 소견 네 갈래에서 나옵니다.

항목세부 기준배점
발생 부위발목·중족부 침범1점
발생 부위제1중족지관절(엄지발가락) 침범2점
발작 양상발적, 참기 힘든 압통, 보행 곤란 중 1개1점
발작 양상위 3개 중 2개 / 3개 모두2점 / 3점
시간 경과24시간 내 최대 통증, 14일 내 소실, 발작 간 완전 회복 중 2개 이상 충족이 1회 / 2회 이상1점 / 2점
통풍결절귀·손가락·아킬레스건 등에 결절 존재4점
요산 수치6-8mg/dL / 8-10mg/dL / 10mg/dL 이상2점 / 3점 / 4점
요산 수치4mg/dL 미만-4점
관절액 검사시행했으나 결정 음성-2점
영상초음파 이중윤곽 징후 또는 DECT 요산 침착4점
영상X선에서 통풍성 골미란4점

표를 보면 계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엄지발가락 발작(2점)에 세 가지 발작 양상 모두 해당(3점), 요산 8.5mg/dL(3점)이면 그 자리에서 8점입니다. 반대로 요산이 4mg/dL 미만이면 -4점이 붙어 점수를 깎습니다.

영상 항목의 배점이 4점으로 큰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관절 초음파에서 연골 표면에 요산이 얹힌 이중윤곽 징후가 보이면 단번에 절반을 채웁니다.

2015년 통풍 분류 기준 항목별 배점 인포그래픽

통풍 발작 증상 단계는 어떻게 나뉘나요?

네 단계로 봅니다. 무증상 고요산혈증, 급성 발작기, 발작 사이의 간헐기, 만성 결절성 통풍 순서입니다. 각 단계마다 진단에 쓸 수 있는 근거가 다릅니다. 어느 단계에서 병원에 갔는지가 검사 선택을 바꿉니다.

1단계 무증상 고요산혈증. 수치만 높고 증상은 없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통풍으로 진단하지 않습니다. 다만 혈압·혈당·콩팥 기능을 함께 보는 이유가 됩니다.

2단계 급성 발작. 밤중이나 새벽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4시간 안에 통증이 정점에 이르고, 치료 없이도 대개 14일 안에 가라앉습니다. 이 시간 곡선 자체가 점수 항목입니다. 관절액을 뽑을 최적의 시점도 이때입니다.

3단계 간헐기. 통증이 사라져 다 나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함정이 여기 있습니다. 관절 안 결정은 그대로 남아 있고, 초음파로는 이 시기에도 침착이 보입니다. 첫 발작 뒤 상당수가 1-2년 안에 재발합니다.

4단계 만성 결절성 통풍. 귀 가장자리, 손가락 마디, 아킬레스건에 딱딱한 덩어리가 잡힙니다. 결절 하나로 4점입니다.

국내 진료 통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서 통풍 상병코드(M10)로 직접 조회할 수 있습니다. 성별·연령대별 환자 분포가 그대로 나옵니다.

검사 전에 먹은 음식이 결과를 흔들까요?

흔듭니다. 다만 방향을 오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며칠 절식해 요산을 낮춰 놓고 검사받으면 오히려 점수가 깎여 진단이 늦어집니다. 평소 식습관을 유지한 상태의 수치가 판단에 쓸모 있습니다.

퓨린 함량 높은 음식은 통상 100g당 150mg 이상을 기준으로 분류합니다. 중등도는 50-150mg, 저퓨린은 50mg 미만입니다.

술은 별도 항목입니다. 맥주는 퓨린 자체도 있지만 알코올이 요산 배설을 막습니다. 액상과당이 든 음료도 체내에서 요산 생성을 늘립니다. 채소류 퓨린은 동물성 퓨린만큼 발작 위험을 올리지 않는다는 분석이 여러 코호트 연구에서 나왔습니다. 콩과 시금치를 무조건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식이만으로 내릴 수 있는 폭은 대체로 1mg/dL 안팎입니다. 8.5mg/dL인 사람이 식단으로 6.0 아래까지 가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퓨린 함량 기준 식품 분류표와 통풍 식단 예시

진단이 확정되면 약은 어떻게 갈리나

두 갈래입니다. 발작 자체를 끄는 약과 요산을 낮추는 약은 목적이 다릅니다. 콜히친을 먹었는데 요산이 그대로인 것은 실패가 아니라 그 약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구분대표 약물작용
급성기 소염콜히친, NSAIDs, 스테로이드발작 통증·염증 진정
요산 생성 억제알로푸리놀, 페북소스타트잔틴산화효소 차단
요산 배설 촉진벤즈브로마론, 프로베네시드콩팥에서 재흡수 억제

요산 낮추는 약 종류를 고를 때는 콩팥 기능과 요로결석 이력이 갈림길이 됩니다. 배설촉진제는 소변 요산 농도를 올리기 때문에 결석 병력이 있으면 신중해집니다. 알로푸리놀은 낮은 용량에서 시작해 목표치를 보며 올리는 방식이 표준입니다.

목표는 혈청 요산 6.0mg/dL 미만입니다. 통풍결절이 있으면 5.0mg/dL 미만까지 내리는 것을 권합니다. 결정이 녹는 데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립니다. 이 기간에 오히려 발작이 늘 수 있어 예방 목적의 저용량 콜히친을 함께 쓰는 경우가 흔합니다.

약을 시작한 뒤 발작이 잦아졌다며 자의로 끊는 사례가 많다. 결정이 녹으면서 생기는 일시적 반응이며, 중단하면 수치가 원위치로 돌아간다.

허가 사항과 성분별 주의사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서 제품명으로 조회하면 됩니다.

진단 과정에서 자주 어긋나는 세 지점

같은 증상인데 결론이 갈리는 자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우선순위대로 짚습니다.

첫째, 발작 중 정상 수치를 배제 근거로 쓰는 것. 앞서 본 대로 이때 수치는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발작이 끝나고 2주 뒤 재검이 필요합니다. 이 한 번의 재검이 없어 진단이 몇 년 밀린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둘째, 봉와직염이나 감염성 관절염과의 혼동. 세균 감염 관절도 붉게 붓고 극심하게 아픕니다. 감염은 응급이고 항생제가 필요합니다. 관절액 검사는 결정 확인만이 아니라 감염을 가려내는 목적도 겸합니다. 발열이 동반되면 우선순위가 달라집니다.

셋째, 가성통풍을 통풍으로 넘겨짚는 것. 칼슘피로인산 결정에 의한 관절염으로, 무릎·손목에 잘 생깁니다. 편광현미경에서 결정 모양과 복굴절 방향이 반대로 보입니다. 요산강하제를 아무리 써도 낫지 않습니다.

정리해 보면 판단 순서는 단순합니다. 관절액을 뽑을 수 있으면 그것이 먼저이고, 어려우면 점수표로 갑니다. 점수가 8점에 못 미치면서 증상이 반복된다면 초음파 한 번이 4점을 채워 결론을 바꿀 수 있습니다. 진료 예약 전에 발작 날짜, 통증이 정점에 오른 시간, 가라앉은 날짜를 메모해 두세요. 그 기록 자체가 점수 항목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요산 수치가 9mg/dL인데 아픈 적은 없습니다. 치료해야 하나요?

증상이 없으면 통풍으로 진단하지 않으며, 무증상 고요산혈증 단계로 봅니다. 다만 9mg/dL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 혈압, 혈당, 콩팥 기능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물 치료 여부는 콩팥병이나 요로결석 동반 여부에 따라 갈립니다.

Q

관절액 검사는 아플까요? 꼭 받아야 하나요?

국소마취 후 가는 바늘로 소량을 뽑으며 시술 자체는 몇 분이면 끝납니다. 요산나트륨 결정을 직접 확인하는 유일한 확진 방법이라 진단이 애매할 때는 큰 가치가 있습니다. 다만 엄지발가락처럼 액이 적은 부위는 실패할 수 있어 대신 초음파를 쓰기도 합니다.

Q

발작이 끝난 뒤에도 통풍인지 확인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간헐기에도 관절 초음파에서 이중윤곽 징후가 보이면 분류 기준에서 4점이 인정됩니다. 요산 수치도 발작이 가라앉고 2주 이상 지난 시점의 값이 더 정확합니다. 과거 발작의 시작 시각과 소실 시점을 기록해 가면 점수 판정에 그대로 쓰입니다.

Q

엄지발가락이 아니라 무릎이 부었는데 통풍일 수 있나요?

있습니다. 제1중족지관절이 2점으로 배점이 높을 뿐, 무릎이나 손목에도 발생합니다. 다만 무릎에 갑자기 물이 차면 가성통풍이나 감염성 관절염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합니다. 이 경우 관절액 검사의 필요성이 더 커집니다.

Q

통풍 진단은 어느 진료과로 가야 하나요?

류마티스내과가 표준 진료과이며, 편광현미경과 관절 초음파를 갖춘 곳이면 진단 절차가 한 번에 진행됩니다. 정형외과에서 먼저 확인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홈페이지에서 지역별 전문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검사 전날 고기와 술을 끊으면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나요?

하루 이틀 조절로 크게 떨어지지는 않지만, 일부러 낮춰 놓는 것은 손해입니다. 요산이 4mg/dL 미만으로 나오면 분류 기준에서 4점이 깎여 진단이 늦어집니다. 평소 식습관을 유지한 상태로 검사받는 편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출처 및 인용

  1. [1]

    2015년 미국류마티스학회·유럽류마티스학회 통풍 분류 기준은 23점 만점 중 8점 이상을 통풍으로 분류하며, 관절액·결절에서 요산나트륨 결정이 확인되면 단독으로 진단된다

    출처: 2015 Gout Classification Criteria (ACR/EULAR), PubMed 검색, https://pubmed.ncbi.nlm.nih.gov/?term=2015+gout+classification+criteria+ACR+EULAR

  2. [2]

    고요산혈증 기준은 남성 7.0mg/dL, 여성 6.0mg/dL 초과이며 무증상 고요산혈증과 통풍은 구분된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통풍 항목, https://health.kdca.go.kr

  3. [3]

    급성 통풍 발작 시점에 측정한 혈청 요산이 정상 범위로 나오는 경우가 반복 보고됐다

    출처: PubMed, serum urate during acute gout attack 검색, https://pubmed.ncbi.nlm.nih.gov/?term=serum+urate+during+acute+gout+attack

  4. [4]

    국내 통풍 상병코드(M10) 기준 성별·연령별 환자 통계는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서 조회 가능하다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https://www.hira.or.kr

  5. [5]

    국민건강보험공단 일반건강검진 기본 혈액검사 항목에 요산 검사는 포함되지 않는다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항목 안내, https://www.nhis.or.kr

  6. [6]

    알로푸리놀·페북소스타트·벤즈브로마론 등 요산강하제의 허가사항과 주의사항은 의약품안전나라에서 성분·제품명으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https://nedrug.mfds.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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