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계

단백질 보충제, 라벨 어디부터 봐야 할까?

15분 읽기
단백질 보충제 여러 통의 영양정보 라벨을 돋보기로 비교하는 장면

통마다 숫자가 다릅니다. 24g, 27g, 30g. 매대 앞에서 어느 쪽이 이득인지 멈칫하셨을 겁니다. 광고 문구는 모두 ’고단백’이라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비교할 잣대는 이미 라벨 뒷면에 다 적혀 있습니다. 읽는 순서만 알면 됩니다. 하루 필요량을 아직 계산하지 않았다면 체중별 기준부터 확인해 두세요.

라벨의 ‘단백질 24g’, 어디까지 믿어도 되나요?

표시값은 하한선에 가깝게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식품등의 표시기준은 단백질 실측값이 표시량의 80% 이상이면 허용합니다. 표시가 24g인 제품의 실측값이 19.2g이어도 기준 위반은 아닙니다.

그래서 비교는 1회 제공량이 아니라 100g당 단백질로 해야 합니다. 스쿱 크기가 제품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30g 스쿱에 24g이면 단백질 비율은 80%입니다. 40g 스쿱에 28g이면 70%에 그칩니다.

숫자만 보면 뒤 제품이 커 보입니다. 가루가 진한 쪽은 앞 제품이고요. 참고로 영양정보의 ’%영양성분 기준치’는 단백질 하루 55g을 100%로 잡은 값입니다.

원재료 첫 줄이 말해 주는 것

식품등의 표시기준은 원재료명을 “많이 사용한 순서에 따라” 표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첫 줄이 ’분리유청단백분말’인지, 여러 원료를 섞은 ’혼합분말’인지부터 보세요. 글리신이나 타우린 같은 단일 아미노산이 앞쪽에 있다면 한 번 더 따져볼 일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런 아미노산으로 단백질 수치를 부풀린 ’아미노산 스파이킹’이 소송까지 간 사례가 있습니다. 표시 규칙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율이 똑같이 80%여도 속이 편한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단백질을 무엇에서 뽑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유청이냐 식물성이냐, 속 편한 쪽은 따로 있습니다

우유만 마셔도 배가 부글거린다면 농축유청(WPC)부터 목록에서 빼세요. 분리유청(WPI)은 단백질이 90% 이상이고 유당이 크게 줄어 있습니다. 유당불내증 대체 성분으로는 분리대두단백, 완두단백, 락타아제(유당 분해 효소) 첨가 제품이 있습니다.

원료단백질 비율(건조 기준)유당잘 맞는 사람아쉬운 점
농축유청(WPC)약 34-80%상대적으로 많음우유를 마셔도 괜찮은 사람속이 불편할 수 있음
분리유청(WPI)90% 이상적음유당에 예민한 사람1g 단가가 높은 편
가수분해유청(WPH)제품마다 다름적은 편소화가 특히 예민한 사람쓴맛, 높은 가격
카제인제품마다 다름원료마다 다름천천히 흡수되길 원하는 사람우유 알레르기면 불가
분리대두단백90% 이상없음유제품을 피하는 사람콩 알레르기 주의
완두단백약 80% 안팎없음유제품과 콩을 모두 피하는 사람쌀단백을 섞은 제품이 많음

원료별 단백질 보충제 분말 비교 - 유청과 대두 그리고 완두 단백질

유청의 장점은 류신(근육 합성 신호를 켜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완두단백은 메티오닌이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서 쌀단백을 섞어 아미노산 구성을 보완한 제품이 많습니다.

솔직한 단점도 있습니다. 식물성 제품은 입자가 거칠고 풋내가 날 수 있습니다. 맛은 호불호가 가장 크게 갈리는 항목이라, 첫 구매는 소용량으로 시작하는 편이 손해가 적습니다.

원료를 정했다면 이제 지갑 차례입니다. 통 가격만 보고 고르면 순서가 자주 틀립니다.

통 가격 말고 ’단백질 1g 값’으로 줄 세우면?

가격은 단백질 1g당 단가로 비교해야 공정합니다. 계산식은 판매가를 ’총중량 × 단백질 비율’로 나누는 것입니다. 용량과 스쿱이 제각각이라 통 가격만 보면 순위가 자주 뒤집힙니다.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예시입니다.

구분A 제품(WPC)B 제품(WPI)C 제품(완두)
판매가60,000원45,000원38,000원
총중량2kg1kg1kg
단백질 비율70%90%75%
총 단백질1,400g900g750g
1g당 단가약 43원50원약 51원

통 가격은 A가 가장 비쌉니다. 1g 단가로는 A가 가장 쌉니다. B와 A의 차이는 약 1.17배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하루 25g씩 한 달이면 단백질 750g이 필요합니다. 이때 A와 B의 차액은 한 달 약 5,400원입니다. 유당 때문에 A를 반쯤 남긴다면 계산은 거꾸로 뒤집힙니다. 음료형과 파우더형 가격도 같은 식으로 비교하면 됩니다.

가격 다음으로 많이 보는 기준이 ‘건강기능식품’ 마크입니다. 이 마크가 품질을 보증한다고 여기는 분이 많은데, 과연 그럴까요?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붙으면 더 좋은 제품일까?

마크는 품질 등급이 아니라 법적 분류입니다. 흔히 건강기능식품 인증이라 부르지만 정확한 용어는 식약처 ’인정’입니다. 마크가 붙은 제품은 기능성 문구와 일일섭취량을 정해진 기준대로 표시해야 합니다. 마크가 없는 파우더는 대개 일반식품으로 팔립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정 도안과 ‘건강기능식품’ 문구를 포장에 표시합니다. 단백질 제품이라면 ‘근육, 결합조직 등 신체조직의 구성성분’ 같은 기능성 문구를 쓸 수 있습니다.

헷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2020년 12월 도입된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 이후로는 일반식품도 요건을 갖추면 기능성을 적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본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함께 붙습니다.

마크보다 먼저 볼 것

일반식품 파우더도 식품위생법과 표시기준의 적용을 받습니다. 그래서 마크가 있다는 사실보다 원료와 100g당 함량이 가성비를 더 크게 가릅니다. 마크 표시가 진짜인지는 식품안전나라 제품 검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표시까지 확인했다면 남은 질문은 하나입니다. 하루에 몇 스쿱까지 먹어도 될까요?

하루 몇 스쿱까지가 적당한가요?

단백질에는 공식 일일 섭취 상한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펴낸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단백질 상한섭취량을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하루 총 열량의 7-20%를 적정 비율로 제시합니다.

계산해 보면 이렇습니다. 하루 2,000kcal를 먹는다면 20%는 400kcal입니다. 단백질 1g은 4kcal이니 100g이 됩니다. 식사로 이미 70g을 먹는다면 보충제 몫은 30g 안팎입니다.

스쿱 하나에 24g이라면 하루 1-2스쿱이 선입니다. 성인 권장섭취량은 체중 1kg당 0.91g입니다. 운동량이 많은 사람의 기준은 이보다 높습니다.

국제스포츠영양학회(ISSN)는 입장문에서 운동하는 사람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으로 체중 1kg당 1.4-2.0g을 제시했습니다.

이 입장문 원문은 PubMed에서 볼 수 있습니다. 1회 20-40g 섭취와 류신 700-3,000mg 기준도 함께 실려 있습니다.

하루 총 열량 대비 단백질 적정 비율 7-20% 인포그래픽

예외: 콩팥이 약한 사람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단백질 조절이 식사요법의 기본입니다. 이 경우 ’상한이 없다’는 말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관련 식사 원칙은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 확인하고, 보충제를 먹기 전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양까지 정했다면 이제 가루 속 ’단백질이 아닌 것’을 걸러낼 차례입니다.

당류와 감미료, 마지막 거름망은 어디에 두나요?

1회분 당류 5g 이하를 1차 기준으로 두면 걸러내기 쉽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유리당을 총 열량의 10% 미만으로 줄이라고 권고합니다. 2,000kcal 기준이면 50g이고, 5g은 그 한도의 10%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유리당 섭취를 총 에너지의 10% 미만으로 줄이고, 5% 미만으로 낮추면 추가적인 건강상 이점이 있다고 권고합니다.

감미료도 한 줄 확인하세요.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은 열량이 거의 없습니다. 에리스리톨이나 말티톨 같은 당알코올은 많이 먹으면 복부 팽만이나 설사를 부를 수 있습니다.

유당 때문에 분리유청으로 바꿨는데도 속이 불편하다면요? 범인은 당알코올일 수 있습니다. 원재료 목록을 다시 보세요.

매대 앞 30초, 5단계로 고르는 순서는?

원료, 100g당 함량, 1g 단가, 당류, 표시 유형 순서로 보면 됩니다. 앞 단계에서 탈락한 제품은 뒤 단계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후보가 서너 개로 줄어듭니다.

단계확인할 곳통과 기준(예시)
1. 원료원재료 목록 첫 줄유당에 예민하면 WPI·대두·완두
2. 함량영양정보 100g당 수치단백질 비율 70% 이상
3. 가격판매가와 총중량1g당 단가로 환산
4. 당류1회 제공량 영양정보5g 이하
5. 표시포장 앞면과 뒷면건강기능식품 여부 확인

처음 사는 제품이라면 1kg 이하 소용량으로 맛과 속부터 확인하세요. 대용량 할인은 그다음 문제입니다. 2kg 통을 반쯤 남기면 1g 단가 계산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가루를 골랐다면 언제 먹느냐도 따져볼 만합니다. 단백질 보충제 먹는 시간

이 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세계보건기구 등 1차 출처를 바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당불내증이 있는데 분리유청(WPI)은 먹어도 되나요?

분리유청은 가공 과정에서 유당이 크게 줄어 농축유청보다 부담이 적습니다. 다만 유당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이 심하다면 유당이 없는 분리대두단백이나 완두단백을 고르고, 어떤 원료든 반 스쿱부터 시작해 반응을 보세요.

Q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없는 단백질 파우더는 믿어도 되나요?

마크가 없는 파우더는 대개 일반식품이며, 일반식품도 식품위생법과 식품등의 표시기준을 똑같이 따라야 합니다. 두 분류의 차이는 기능성 표시와 인정 절차에 있고 품질 등급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가성비는 원료와 100g당 함량으로 비교하세요.

Q

단백질 보충제는 하루 몇 스쿱까지 먹어도 되나요?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는 단백질 상한섭취량이 없습니다. 대신 하루 총 열량의 7-20%를 적정 범위로 봅니다. 식사로 먹는 양을 먼저 빼고 나머지를 보충제로 채우면 대부분 하루 1-2스쿱 안에 들어옵니다. 만성콩팥병이 있다면 먼저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Q

단백질 음료와 파우더 중 어느 쪽이 더 경제적인가요?

단백질 1g당 단가로 환산하면 대체로 파우더가 더 쌉니다. 음료형은 들고 다니기 편한 대신 포장비가 가격에 포함됩니다. 판매가를 총 단백질량으로 나눠 직접 비교해 보세요.

출처 및 인용

  1. [1]

    단백질 실측값은 표시량의 80% 이상이어야 하며, 원재료명은 많이 사용한 순서로 표시한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등의 표시기준, https://www.law.go.kr/행정규칙/식품등의표시기준

  2. [2]

    성인 단백질 권장섭취량 체중 1kg당 0.91g, 상한섭취량 미설정, 에너지적정비율 7-20%

    출처: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https://www.mohw.go.kr

  3. [3]

    운동하는 사람의 하루 단백질 섭취 1.4-2.0g/kg, 1회 20-40g, 류신 700-3,000mg

    출처: Jäger R et al., International Society of Sports Nutrition Position Stand: Protein and Exercise (2017), https://pubmed.ncbi.nlm.nih.gov/28642676/

  4. [4]

    유리당 섭취는 총 에너지의 10% 미만, 5% 미만이면 추가 이점

    출처: World Health Organization, Healthy diet fact sheet,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healthy-diet

  5. [5]

    건강기능식품 인정 여부와 제품 신고 정보 조회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 https://www.foodsafetykorea.go.kr

  6. [6]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 도입과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 표시 의무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https://www.mfds.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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